계엄령 여파 행사 줄줄이 취소 … “화훼농가 경영난 심각”
가을 폭염과 초겨울 폭설이 겹치며 화훼 농가들이 연말·연시 최대 성수기를 앞두고 어려움에 처했다. 생산량 감소와 품질 저하에 더해 각종 연말 행사가 취소되면서 화훼 소비 시장도 위축돼 농가들은 자연재해와 경제 불황의 삼중고를 겪고 있다.
추석 이후 이어진 폭염으로 작물 생육이 약화된 데다 11월 기록적인 폭설로 화훼 품질 저하와 공급량 감소로 이어졌다.
양재동 화훼 공판장 입고 현황에 따르면, 10일 기준 관엽류 출하량은 전년 대비 33% 감소했으며 절화류는 감소폭이 0.6%로 비교적 적었지만 전반적인 품질 저하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양재 화훼센터 관계자는 “폭염의 여파로 작물 세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폭설 피해까지 더해졌다”며 “관엽류는 출하량 감소가 두드러지고, 절화류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화훼 소비 시장은 연말 분위기와는 대조적으로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정부 비상계엄 사태의 여파로 각종 연말 행사가 잇달아 취소되면서 화훼 소비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화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화훼 판매물량(절화, 관엽, 난 등)은 전년 206만 본에서 66만 본으로 약 68% 감소했다.
김남한 절화협회장은 “연말 국가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대목 특수가 사라졌다”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출하량이 감소했음에도 소비가 줄어들어 가격이 비수기 수준보다 낮은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자연재해와 소비 위축의 여파는 졸업식 등 연말·연시 화훼 성수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용일 화훼자조금협의회장은 “연말부터 시작되는 졸업 시즌에 수요 증가가 예상되지만, 현재 상태로는 물량 공급에 차질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생산비는 천정부지로 올라가는데 가격은 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돼 화훼 농가들의 경영난이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