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정치계 한목소리로 보상·대책안 촉구
올해 유난히 극심했던 폭염과 집중호우로 인해 배농원이 일소·열과 피해로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뚜렷한 재해보상방안이 나오지 않아 농가의 마음은 더욱 타들어 가고 있다.
각 품목농협을 중심으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피해 조합원에게 위로금 수준의 보상을 준비하고 있다. 또 일부 지자체에서도 비슷한 수준의 보상금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정부나 농협중앙회의 지원은 없는 상황이다.
충남 아산의 한 배 생산농가는 “배를 수확하고 봉지를 까면서 생각했던 피해보다 더욱 심각한 상황이어서 올해 배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적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몇 년 전부터 자연재해로 제대로 된 생산량이 나오지 않아 수입도 줄어 농가경영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이번 열과 피해를 위한 보상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다수 의원들은 날로 심해지고 있는 기상이변에 농작물재해보험이 제대로 작용하지 않아 농민의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질타하면서 현실성에 맞게 재해보험을 개선하고, 정부가 내년부터 추진할 소득보장보험에 과수가 적용될 수 있도록 주문했다.
한 품목농협 조합장은 “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기상이변으로 매년 농사가 더 힘들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농가의 안정된 장치가 마련되지 않아 농사를 포기하는 농민이 많아 질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피해보상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농업을 지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농민단체들도 피해농가 구제에 정부가 나설 것을 강하게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배연합회(회장 이동희)는 일소·열과 피해가 발생한 직후인 9월 말부터 임원진과 함께 피해보상을 위한 대책을 요구했으며 NH농협손해보험 등을 항의 방문하고 농작물재해보험 적용을 촉구했다.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회장 최흥식)도 지난달 23일 성명서를 통해 이번 배 일소·열과 피해는 여름철 폭염과 고온, 폭우 등이 결합돼 발생한 재해라는 점과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 배 주산지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한 재해라는 점에서 정부가 신속히 농업재해로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피해 농가를 구제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또 농작물재해보험 약관에 적과 후 열과 피해에 대한 내용이 없어 농가가 피해 보상을 전혀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열과 피해를 비롯해 이상기후로 인해 발생 가능한 정책보험의 사각지대를 낱낱이 점검하고 현장지향적 재해보험체계 마련이 필요하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더 이상 피해 농가를 외면하지 말고 배 일소·열과 피해에 대한 적극적인 피해 조사와 특단책 마련에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