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품목농협조합장협의회 임원회의 개최
조합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 경직된 인사 제도에 대한 개선 요구가 커지고 있다. 부정 채용을 방지하기 위해 마련된 채용준칙이지만, 과도한 규제가 오히려 각 조합의 인사 운영에 불편을 초래하며 불만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전국품목농협조합장협의회(회장 이기용, 인천원예농협 조합장) 임원회의가 지난달 24일 안양원예농협 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회의에서는 인사 제도 개선, 품목농협 자격기준 완화 등에 대해 집중 논의가 이뤄졌다.
이기용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지역 농협 내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는 계약직 직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인사체계가 개선될 필요가 있다”며 “실무에서 우수한 능력을 보여도 필기시험에서 탈락해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지역 농협이 자율적으로 채용과 전환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본권 아산원예농협 조합장은 “현재 영업지원직의 이직률이 매우 높다. 특성상 직원이 수시로 바뀌지만, 채용 시 중앙회에 면접위원을 의뢰해야 하는 절차가 인력과 비용 면에서 비효율적”이라며 “영업지원직을 포함한 계약직 직원의 채용을 각 조합이 직접 담당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길판근 경남단감원예농협 조합장은 “기능직도 일반직에 비해 직무 한계와 낮은 임금으로 기피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능력 있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일반직으로 전환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채규선 순천원예농협 조합장은 “과거에는 계약직이 2년 이상 근무할 경우 7급 제도를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었지만, 현재는 해당 제도가 폐지돼 계약직 직원들의 사기가 저하되고 있다”며 “일부 제도 악용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으나, 전체적인 제도 개선을 통해 제도를 다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조합장들은 한목소리로 품목농협 자격기준 완화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참석한 조합장들은 “농업 환경과 농촌 현실이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현행 자격기준은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도시 근교의 재개발, 고령화 등으로 조합원 수가 급감하고 있어 많은 품목농협들이 존폐의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조합장들은 이어 “기술 발전으로 인해 적은 평수의 밭에서도 높은 생산성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며 “현재 자격기준이 면적 중심으로 고착화돼 있는데, 기준을 완화할 필요가 있으며, 농가 시설 활용도, 작물 경영비 대비 수익률 등 다각적인 평가 기준을 도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농협중앙회 회원지원부 엄범식 부장은 “조합장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불편함이 없도록 개선안을 마련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