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감의 숨은 효능
단감의 숨은 효능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4.10.30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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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서 ‘신성한 음식’ … 국내 한방재료로 많이 사용
식이섬유·카로티노이드 등 풍부 … 질병 발생 억제

감나무(Diospyus kaki) 학명의 디오스(dios)는 신이라는 뜻이고, 피로스(pyros)는 곡물이란 뜻이다. 감나무는 서양에서 ‘신성한 음식’이라고 불렸고, 우리나라에서도 한방재료로 많이 사용되어 왔다. 그만큼 당류, 칼륨, 탄닌, 비타민 C, 카로티노이드 등 다양한 영양성분과 기능성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그럼에도 현대인들은 ‘단감의 효능’에 대해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감 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무엇일까? 인터넷 포털 검색창에 ‘감’ 단어를 치면 ‘변비’라는 단어가 함께 나온다. 많은 이들이 감을 많이 먹으면 변비에 걸린다고 알고 있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감이 변비를 유발하는 이유는 감이 탄닌이라는 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탄닌은 다양한 물질과 결합할 수 있는 물질로 대장에서 물을 끌어당겨 변비를 유발한다.

하지만, 탄닌은 주로 떫은감에 많이 포함되어 있다. 단감에도 탄닌이 포함되어 있지만 떫은감과 다르게 반응성이 작고 분자량이 낮은 타닌이 포함돼 있다. 오히려 단감을 섭취하면 단감에 포함된 다량의 섬유소가 배변을 촉진한다는 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다. 경남대학교에서 진행한 ‘단감이 배변에 미치는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하루 240g의 단감을 2개 2주 이상 섭취하였을 경우, 경증변비군과 중증변비군 60.0%, 69.1%가 변비 횟수, 31.4, 20.5%가 대변의 형태, 66.7, 79.1%가 배변 시간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변비의 예방과 완화를 위해서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자주 섭취해 소화와 배설 작용을 원활하게 해야 한다. 식이섬유는 위에서 소장으로 음식물 이동을 원활하게 하는 역할을 하는 수용성 식이섬유와 장 연동운동을 활발하게 하는 불용성 식이섬유로 나뉘는데, 이 불용성 식이섬유를 많이 함유할수록 변이 쉽게 배설된다. 단감에는 수용성 식이섬유 대비 불용성 식이섬유가 2배가량 많이 존재하며, 다른 주요 과실보다 수용성 및 불용성 식이섬유가 더 많이 함유되어 있어 배변 촉진 기능이 뛰어나다. 이처럼 단감은 변비를 유발하는 요인이 아닐뿐더러 오히려 배변을 촉진하는 효과를 보인다. 

감은 이외에도 기능성 물질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감이 빨갛게 보이는 이유는 카로티노이드라는 색소를 포함하기 때문인데, 이 색소는 식물에서 광합성 시 빛에너지를 흡수하여 광계의 반응중심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또한, 활성산소를 제거하여 식물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감에 존재하는 카로티노이드는 베타 카로틴(β-carotene), 알파 카로틴(α-carotene), 감마 카로틴(γ-carotene)과 베타 크립토잔틴(β-cryptoxanthin)이다. 이들은 주로 체내에서 레티놀로 전환되어 사용된다.

레티놀은 비타민 A의 한 종류로, 체내에서는 합성되지 않고 외부에서 섭취한 전구물질이 체내로 유입되어 효소작용에 의해 합성된다. 눈의 망막에는 ‘간상세포’라는 신경세포가 존재하는데, 간상세포에서 로돕신(rhodopsin)이라는 단백질이 빛을 흡수하여 명암을 인식하는 기능을 한다. 레티놀은 이러한 로돕신을 구성하는 물질로 결핍 시 빛을 탐지하는 능력이 감소해 시력저하, 야맹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밖에 카로티노이드계 색소는 여러 가지 퇴행성 질환의 발병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 말 그대로 단감은 ‘신이 주신 과일’인 셈이다. 앞으로 단감의 숨은 효능이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려져 소비가 더욱 확대되길 기대해 본다.

■유혜경<농진청 원예원 배연구센터 농업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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