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기록적인 폭염과 일소 피해로 전국 배 농가들은 사상 최악의 상황에 처했다. 비상품과가 60%를 넘고, 폐기해야 할 일소 피해 과실이 30%에 달하면서 피해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배 봉지 내부 온도가 48도까지 치솟아 과육이 삶아지는가 하면, 저장 중에도 무름 증상이 속출하며 농가의 경영난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검토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반복하고 있어 농민들의 불만은 날로 커지고 있다.
농민들의 불만이 가장 큰 이유는 정부의 대응이 형평성을 잃었다는 데 있다. 벼와 레드향 등 일부 작물은 최근 농업재해로 인정받아 보상이 이뤄졌지만, 정작 피해가 심각한 배 농가는 여전히 지원에서 소외되고 있다. 농민들은 정부가 현장의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농작물재해보험 역시 신뢰를 잃고 있다. 재해로 인한 농업 위험을 줄이기 위해 도입된 제도가 오히려 농민들에게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수확 이후 발생하는 피해는 보상 대상에서 제외되고, 낙과 피해도 기준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등 농민들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
“더 이상 기다릴 여유가 없다.” 농민들은 정부가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재해보험 가입을 거부하고 대규모 투쟁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단순한 항의가 아니라, 농업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절박한 선택이다.
농민들은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재해보험 가입을 거부하고, 대규모 투쟁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이는 농업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절박한 몸부림이다.
농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단순한 피해 보상이 아니다. 이상기후가 일상이 된 시대, 농업 경영 전반의 위험을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농업 재해는 한 해 농사의 손실을 넘어 농가 생존과 국가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중요한 문제다. 정부가 이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농민들의 불만은 커질 수밖에 없다. 더 늦기 전에, 농업 현장에서 터져 나오는 절박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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