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기자 주정 추출물, 근육세포 생존율 회복
근감소증은 노화에 따른 근육량 감소로 근력과 근육 기능이 모두 소실되는 질환으로 정의한다. 근육의 종류는 골격근, 내장근, 심장근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중 근력 감소의 대상은 골격근이다. 근력은 노화, 영양 불균형, 비만 등에 의해서 감소할 수 있다. 근육량과 근력은 30세경에 최대에 이르고, 70~90세 사이에 약 50% 정도가 감소한다. 근력의 감소는 일생 동안 진행되며 이 과정에서 근육 조직량과 근섬유 수, 그리고 크기도 점진적으로 감소한다.
미국에서는 2016년부터 근감소증을 질병으로 인정하였고, 국내에서도 2021년부터 근감소증에 질병코드를 부여하였다. 근감소증은 노인에게 흔히 발생하여, 각 나라의 건강 수명을 위협하며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키고 있다. 이에 예방과 치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는 공인된 치료제가 없으므로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방어법이다. 근력 개선, 운동수행 능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로는 오미자, 강황 등이 개발돼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는 근육 건강과 관련된 기존 기능성 원료 외에 특용작물에서 새로운 기능성 소재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즉, 식품 및 건강기능식품과 같은 다양한 제품으로의 상용화를 목표로 특용작물의 유효성분 분석과 생리활성 구명 연구를 수행 중이다. 최근 연구에서는 근육세포에 과산화수소를 처리하여 세포사멸을 유도한 후 구기자 주정 추출물을 처리함으로써 근육세포의 생존율이 회복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근육세포의 분화 과정에 관여하는 인자의 발현이 구기자 주정 추출물에 의해 대조구 대비 약 3배까지 증가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골격근 세포는 인체에서 다핵성 조직을 이루고, 세포 분화 과정에서 다핵의 근관조직을 이루어 우리가 육안으로 보는 근육을 형성한다. 한편, 노화에 따라 발생하는 활성산소는 근육세포의 노화를 유발하고 근력을 감소시킨다. 그리고 근육세포가 위축되면 여분의 세포핵에서 세포사멸 과정이 발생한다. 이 연구는 구기자의 근육세포 보호 및 분화 촉진 효과를 확인한 결과로 의미가 있다.
참고로, 구기자는 가지과의 낙엽성 소관목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 대만, 일본 등지에서 자생하거나 재배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약 70년 전 충남 청양군에서 제일 먼저 재배하기 시작하였고, 차 혹은 약술로 이용하고 있다. 예로부터 천연 자양강장제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으며, 인삼, 하수오와 더불어 ‘3대 야생 정력식물’로 불리기도 한다.
또한, 동맥경화와 고혈압 예방, 간 기능 보호 성분인 베타인을 다량으로 함유하고, 변비 및 신경통 완화, 피로 해소, 신체 활력 등 다양한 효과를 나타낸다고 알려져 있다. 구기자의 사용 부위는 열매, 잎, 뿌리껍질이다. 이름은 사용하는 부분에 따라 약간 다른데, 성숙한 과실은 구기자, 잎은 구기엽, 뿌리의 껍질은 지골피라고 한다. 이들 모두 식품원료로 등록되어 있다. 열매는 가을에 익었을 때, 뿌리껍질은 늦가을부터 이른 봄, 잎은 봄과 여름에 채취한다.
농촌진흥청은 앞으로도 구기자를 비롯해 노인성 근감소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국산 특용작물 소재 발굴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고령사회에 대비함으로써 노인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
■강민혜<농진청 원예원 특용작물이용과 농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