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신·플라보노이드 함량 풍부
김치와 각종 나물류, 찌개 등 식탁에 마늘이 들어가지 않는 음식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우리나라는 마늘을 즐겨 먹는 국가 중 하나이다. 마늘 소비는 실제 수치로도 알 수 있다. 우리 국민 1인당 연간 마늘 소비량은 6∼7kg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세계 평균이 소비량이 0.8kg 정도임을 감안 하면 소비량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마늘은 고추, 배추, 무, 양파와 함께 우리나라 5대 채소 중의 하나이며, 단군신화부터 등장할 정도로 오래전부터 우리 민족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주요한 채소로 자리매김해 왔다. 마늘은 강한 향을 제외하고 100가지 이로움이 있다고 하여 ‘일해백리’라고 불렸다. 또한, 미국 타임이 선정한 세계 10대 건강식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생산하는 마늘은 추운 지역에서 재배하는 한지형과 따뜻한 곳에서 재배하는 난지형으로 분류한다. 한지형 마늘 품종은 재래종으로 중북부지방에서 재배되며, 난지형 품종은 도입종인 남도마늘과 대서마늘이 대표적으로, 주로 남부지방에서 재배된다. 난지형인 이 두 품종은 수량성이 높아 국내 마늘 재배면적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홍산은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품종으로, 우리나라 전국 어디서나 재배할 수 있는 마늘이다. 홍산 마늘은 인편 끝부분이 초록색을 띠는데, 이점은 홍산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유전 특성에서 기인한다. 일반적으로 홍산은 다른 마늘보다 엽록소 성분인 클로로필이 품종에 따라 1.6∼3.5배 더 많은 약 6.29 ug/g을 함유하고 있다. 또한 홍산 마늘은 주요 기능 성분 중 하나인 알리신 함량과 항산화 물질인 총 페놀과 총 플라보노이드 함량도 풍부하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품종 개발 후 유통 초기에는 초록색 반점이 일반 마늘과 다르다는 이유로 시장의 외면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초록색 부분을 부각하여 클로로필 등 기능성 성분이 많은 마늘로 홍보하자 소비자들의 인식 또한 변화되었다. 충남 홍성군에서는 홍산 마늘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전국 최대의 주산지로 조성하였고, 또한 홍성마늘로 명명하여 지역 특화작목으로 브랜드화하고 있다. 아울러 끝부분이 초록색을 띠는 점을 국산 품종임을 보증하는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판매에 있어 홍성에서는 지역 농협에서 수매하여 대형마트 등을 통해 판매하지만, 그 외 지역에서는 주로 온라인을 통한 직거래를 통해 홍산마늘을 판매하고 있다. 이 때문에 홍산마늘의 초록색 반점에 대해서는 지역별로 요구가 다른 상황이다. 홍성에서는 초록색 발현이 뚜렷하게, 그 외 지역에서는 일부 소비자들에게는 일반 마늘과 다르다는 이유로 판매에 애로사항이 있어 발현이 거의 나타나지 않도록 요구하고 있다.
실험 결과, 홍산 마늘의 특징인 초록색은 마늘 파종깊이나 수확 후 햇볕에서의 건조 기간에 따라 발현의 정도가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늘을 파종할 때 심는 깊이가 얕을수록, 그리고 수확을 한 후 햇볕에서의 건조 기간이 길수록 발현이 뚜렷해지는 경향을 나타냈다. 또한 피복 종류에 따라서도 마늘 초록색 발현이 영향을 받았는데, 백색비닐 멀칭으로 피복한 경우가 흑색비닐 멀칭으로 피복한 때보다 초록색 발현이 높았다.
국내 육성 품종으로 보급이 한창인 홍산마늘. 앞으로도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이것이 소비로 이어져 더 많은 지역에서 재배되기를 희망해 본다. 또한, 초록색과 재배 연관성을 밝힌 연구 결과가 지역마다 유용하게 활용되길 기대한다.
■임태준<농진청 원예원 파속채소연구센터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