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 농가 “정부 특별재난지역 선포해야”
농식품부 “생육관리협의체를 통해 수확기까지 생육관리 중요”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이상기후가 올해까지 나타나면서 농작물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월 발간한 기상청 2023년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는 2022년부터 이어졌던 남부지방의 긴 기상가뭄이 해소된 후 곧바로 이어진 여름철 집중호우, 3월의 때 이른 고온 현상과 9월의 때늦은 고온 현상과 극심한 기온변동폭 등 양극화된 날씨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
특히 장마철 강수량은 전국 660.2mm로 평년(356.7mm) 대비 증가했다. 이는 전국적인 기상관측망이 갖춰진 1973년 이래 3위를 기록했으며 장마철 강수일수는 22.1일로 평년(17.3일) 대비 28% 증가했다.
또한, 올 5~7월까지 3개월 전망에서도 6월 기온이 평년보다 50% 높고, 7월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것이란 확률을 40%로 내다봤다. 강수량은 5월과 7월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을 확률을 각각 40%로, 6월은 평년과 비슷할 확률을 50%로 예측됐다.
이처럼 잦은 이상기후가 농작물 생육불량 및 감소로 이어지면서 과일 및 채소류 가격의 상승을 부추키고 있지만 현실적인 대안이 마땅치 않은 실정이다.
가격 폭등사태로 이어진 사과는 지난해 탄저병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현상을 겪었으며 갈반병 및 부란병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대구경북능금농협 관계자는 “올해 꽃눈이 적은 이유는 지난해 6월~8월 꽃눈 형성시기에 장마·태풍·조기 낙엽 등으로 인한 저장 양분 및 일조량 부족이 원인”이라며 “농가들은 농장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배 과원도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배 검은별무늬병(흑성병)으로 인한 피해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주에서 배 농원을 운영하고 있는 한 농가는 “지난해부터 강우량이 많고 높은 기온이 유지되면서 수세 등 영향을 끼친 것 같다”며 “올해 초부터 일조량 부족과 잦은 강우로 인한 기온이 내려가면서 흑성병이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마늘·양파 등 채소류도 연초부터 많은 강수량과 높은 기온으로 생육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조량 등이 부족하면서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마늘쪽이 자잘하게 갈라지는 벌마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보통 마늘이 6~8쪽인데 반해 벌마늘은 10쪽이 넘는다. 상품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다진 마늘로 유통되거나 폐기되는 게 통상적이다.
양파도 마늘과 비슷한 상황이다. 잦은 비와 이상 고온 , 일조량 부족 등 기후 영향으로 조생종 양파부터 생리장애를 입었다. 양파의 분구 발생률이 많은 곳에서는 50%를 넘기기도 했다. 중만생종 양파도 이상기후 탓에 생육 상태가 고르지 못하고 일부에서는 수확을 앞두고 잎이 말라버려 수확에도 어려움이 켜진 상태다.
김병덕 전국양파생산자협회 사무총장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밭작물을 비롯해 밀, 보리, 귀리 등까지 제대로 자라난 농작물이 없을 정도로 사태가 심각하다”면서 “농민들은 생육부진을 재난으로 생각하고 정부에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앞으로 기상 재해 대응과 탄저병 등 병해충 발생을 최소화화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원예농산물의 안정적인 생산을 하기 위해 생육관리협의체를 통해 수확기까지 생육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