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엘리뇨 끝나고 라니냐 기상 이변 예고
최근 사과를 제외한 주요 과실수의 꽃이 만개한 가운데 과원에서는 인공수분이 한창이다. 지난해 이상기후로 사과와 배의 생산에 어려움을 겪은 농촌에서는 생산성 회복을 위해 갖가지 방법이 총 동원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소 3개월 이상의 생육 시기를 거쳐 과실이 생산되는 만큼 생육기간동안 크고 작은 문제에 해결이 필요한 농민들의 마음은 갈 길이 멀다.
우선 가장 개화가 빨랐던 복숭아의 경우 유난히도 따뜻하고 비가 많이 내렸던 겨울철로 인해 나무의 수세가 평년보다 약해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일부 가지에서 꽃봉오리가 자라지 않아 꽃의 개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전체적인 꽃의 개수는 부족하지 않아 과실을 수확하기까지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남원원예농협 관계자는 “이상기후로 따뜻하고 습했던 겨울 날씨로 나무의 생육상태가 고르지 않아 고품질의 과실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배는 일부 과원에서 습한 날씨로 인해 꽃봉오리가 썩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지만 적절한 대처로 현재까지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전국에서 일제히 개화한 배 꽃의 경우 대부분 지난해보다 좋은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나주배원예농협 관계자는 “지난해 꽃눈 형성시기인 여름철 긴 장마와 겨울철 잦은 비로 꽃눈이 빈약하고 특히 착과가 부족했던 과원은 꽃눈고사증상이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다행히 개화기 좋은 날씨로 전국적으로 냉해가 없어 결실은 잘됐고 너무 많은 착과로 벌써 적과 인력난을 걱정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김태식 아산원예농협 조합원은 “아직 갈 길이 멀었지만 지난해보다 배 꽃의 상태가 좋고 현재까지 평온한 상태라서 기분 좋게 한 해 농사를 시작할 수 있다”면서 “올해도 만만치 않은 이상기후가 발생할지라도 충분한 사전준비를 통해 생산성 증대에 일조하겠다”고 전했다.
사과는 아직 전국적으로 꽃이 개화시기를 되지 않았지만 따뜻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른 개화가 되지 않아 현장분위기는 좋은 상태다.
대구경북능금농협 관계자는 “올해는 비가 잦고 흐린 날이 많아서 사과 개화가 생각보다는 늦어지고 있다”며 “이번 주부터 북부지역 주산지 개화가 시작될 것 같아서 이번 주 날씨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화기 전에 냉해 경감제 살포하거나 방제 시설이 된 농가는 예보를 잘 살펴서 제 때 가동을 하는 등 과원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생육 전문가들은 현재까지 과실수의 생육상태가 전반적으로 안정적으로 가고 있지만 생육기간 초기고 아직 변수가 많은 만큼 생육에 만전을 다해야 한다고 조언을 하고 있다. 특히 최근 기후학자들은 올해 여름 엘리뇨가 끝나면서 라니냐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어 이상 기후에 따른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경기동부원예농협 관계자는 “최근 유례없는 이상기상 현상으로 인한 결실불량과 각종 병해충 등으로 폐원 농가가 증가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자연재해에 대비할 수 있는 시설에 대한 지원 및 농작물재해보험의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