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화훼농가 피해 입히는 조화 사용 근절돼야”
환경오염 문제 및 국내 화훼 업계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는 조화 사용 근절에 대한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모범을 보여야 할 국립 묘원에서 중국산 조화를 세금으로 구입해 논란이 일고 있다.
플라스틱 조화는 대부분 합성섬유와 중금속을 함유한 철심 등으로 만들어져 재활용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에 대부분 소각·매립 처리하고 있지만 이 때 다량의 탄소가 배출되고 묘지에서 햇볕에 3개월 이상 노출되면 미세 플라스틱이 생성돼 인체를 위협하는 문제점도 있다.
특히 성묘조화는 사용 후 대부분 폐기되는데 조화의 대표적인 잔류성유기오염물질(PoPs)인 단쇄염화파라핀(SCCPs)과 헥사브로모사이클로도데칸(HBCD)이 심각한 환경오염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전국 공원묘원 플라스틱 조화 연간 환경오염 현황에 따르면 국립현충원을 포함해 전국 470여 개 공원묘원에서 쓰고 버려지는 플라스틱 조화는 매년 1,557톤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입자 발생량은 133억3,000만 개, 조화 처리로 인한 탄소배출량은 4,304톤으로 나타났다.
이에 (사)한국화훼자조금협회·김해시는 지난해 1월 지역 4개 공원묘원과 전국 최초로 공원묘원에서 플라스틱 조화 사용 금지 정책을 도입했다. 또한 조화 대신 생화나 드라이플라워 대체품 판매를 유도하고 시민들을 대상으로 무료 꽃 나눠주기 등의 캠페인도 진행했다. 그 결과 현재 창원특례시, 경상남도, 부산광역시 등 다른 지차체로 확산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정작 모범을 보여야 할 국립서울현충원이 중국산 조화를 세금으로 구입해 헌화를 하는 것으로 밝혀져 관련 단체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국립서울현충원에 따르면, 매년 1억5,000만 원 가량의 예산으로 조화를 구입해 54,429개 묘소에 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서울현충원 조경과 관계자에 따르면 “묘소당 한 송이에 1,400~1,600원 선으로 현충원 내에서 일괄 구매해 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현충원 내 매점에서 조화가 버젓이 팔리고 있는 실정이다.
김윤식 한국화훼자조금협회장은 “조화로 인해 환경오염 문제가 부각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탄소중립 등으로 이미 김해시, 창원특례시, 경상남도, 부산광역시 등이 관내 공원 묘원에서 조화 근절을 진행하고 있다”며 “정부가 앞장서서 탄소중립을 표방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된다. 하물며 대한민국 국립묘지에는 세금으로 조화를 구입해서 놓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립묘지에 중국산 조화를 세금으로 구입해서 놓는다는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국립묘지 관리기관들은 조화 헌화 문제에 대해 관련 법이나 지침이 바뀌기 전까지는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며 “부산 경남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조화 근절을 통해 환경보호 뿐만 아니라 도리어 관리기관과 성묘객들이 모두 만족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해시 관계자는 “초반에는 반대가 많았지만 인체·환경에 좋지 않다는 것을 설명해드린 후로 성묘객들이 취지에 공감해줬다”며 “사실 조화를 헌화하는 건 관습적, 관행적으로 해오던 것이다. 생화, 드라이플라워를 두고 관리를 잘 해주니 오히려 더 깔끔해져서 보기 좋다는 반응이 대다수다”고 말했다.
김성관 영남원예농협 조합장은 “올해 추석부터 부산영락공원묘지 등 부산의 공원묘지에서 플라스틱 조화 사용이 금지되고 있다”며 “플라스틱 조화는 대부분 혼합 재질로 만들어져 재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소각 또는 매립해야 하는데 금지 확산되면 환경오염 방지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피력했다.
이에 국가보훈부 관계자는 “조화로 인한 환경 문제는 인지하고 있지만 시설관리 문제 등으로 당장에 교체하기 어려웠던 측면이 있다”며 “플라스틱조화 근절에 대해 적극 검토하겠다”고 협조를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