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필요한 시점, 수출가격안정제 등 기반 조성해야”
봄철 냉해와 여름철 폭우 등 자연재해로 인해 사과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비상이 걸리고 있는 가운데 수출할 물량마저 적어 적신호가 켜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10월 관측자료에 따르면, 사과 생산량은 전년 대비 23% 감소한 43만 5천 톤 내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과 작황이 좋지 않았던 이유는 여름철 잦은 강우로 탄저병의 확산 및 최근 기온 하락으로 갈반병이 재발생 하는 등 생육기의 기상 여건 악화와 병해충 발생이 많아 전년 대비 부진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올 사과는 금(金)사과라는 부를 정도로 가격이 높고 출하량 역시 줄었다. 홍로 도매가격의 경우, 서울 가락시장에서 상품 10kg당 7만4,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홍로 소매가격은 전년 2만7,000원 대비 13% 상승한 10개 들이가 3만500원이 형성되고 있다.
이처럼 사과가격이 높게 형성되면서 내수시장에 물량부족을 겪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수출할 물량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식품수출정보(KATI)에 따르면, 올 사과수출은 대만 307톤, 홍콩 113톤 베트남 120톤 등이 수출됐지만 작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작년의 경우 대만 1,447톤, 베트남 294톤, 홍콩 261톤이 수출됐다.
대구경북능금농협 관계자는 “국내 가격이 작년보다 2배 가량 높기 때문에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우리농협은 농가에서 요구하는 수준으로 무역업체에 요청을 하고 있지만 무역회사 입장에선 이를 받아들이기 어려워 하고 있어 단가 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수출은 어느 정도 손해를 보더라도 수출선 유지를 위해 최소한 정도로 수출이 이뤄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충북원예농협 관계자도 “금년은 수출에 있어 마땅한 대안이 없으니 평년에 비해 대폭 줄인 물량인 40피트 짜리 3~4대 정도만 수출로 나갈 것 같다”며 “대만으로 11월에 1대, 12월에 1대 수출할 예정이며 미국으로는 내년에 1대 정도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는 수출을 꾸준히 하려면 내수가격이 올라가더라도 해외바이어 등 수출연결 고리가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동환 농식품신유통연구원장은 “신선농산물 수출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가격이 나쁠 때는 수출을 장려하지만 내수가격이 올라가면 수출이 줄어드는 현상을 보이는데 이제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국내 가격이 일정부분 이상일 경우에 대비해 정부는 그 차액의 일부를 보조금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안정적인 수출이 유지되기 위해 수출가격안정제도 등 제도적인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농림축산식품부 농식품수출진흥과 관계자는 “올해는 사과 생산량 자체가 떨어지는데, 신선농산물 특성상 수출도 물량이 받쳐줘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 뾰족한 수를 찾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존 수출선 유지를 위해서 사과수출선도조직을 통해 수출 독려를 이어나가며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