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가루 공급 확대 및 냉해 예방제, (열풍)방상팬 등 보급 늘려야
예년보다 과수의 개화가 빨리 나타난 가운데 이달 초부터 최저기온이 급격하게 내려가기 시작하면서 과수 주산단지의 잦은 기온변화로 인해 저온피해를 입은 농가에 비상이 걸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의 기상정보는 한파주의보가 내려질 정도로 일교차가 20℃ 이상 차이가 난 것으로 나타나면서 개화기에는 0℃ 이하로 30분만 노출돼도 씨방이 까맣게 고사하는 등 저온피해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 봄철 주요과수의 개화시기를 보면, 사과는 4월 6~8일 경북 군위를 시작으로 전년보다 10일 이상, 배는 4월 3일 울산광역시를 시작으로 평년보다 2∼9일, 복숭아는 4월 3일 경북 청도를 시작으로 평년과 비슷하거나 최대 10일 빨리 진행됐다.
안성지역은 지난달 27일 오전 6시 기준 영하 5도, 8·9일 이틀간 영하 2도와 0도 등을 보이며 개화기 배꽃이 이상 저온으로 흑변괴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흑변괴사로 750ha가운데 245ha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수는 꽃이 핀 동안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암술의 씨방이 검게 변하면서 죽게 된다. 씨방이 죽으면 수정 능력을 잃게 되어 과실을 맺지 못하기 때문이다. 저온 피해 한계 온도는 사과 -2.5~-1.7℃, 배 -2.8~-1.7℃, 복숭아 -1.7~-1.1℃로 노출시간 1~5시간 내 피해가 발생한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각 지자체들도 (열풍)방상팬이나 미세살수장치, 아미노산제 등을 보급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농가에 설치되기까지 요원한 실정이다. 특히 4월 한파는 농작물의 꽃이 다 핀 상태에서 오는 추위인 만큼 과수나 작물 등 냉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주의를 해야 하지만 마땅한 대책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안성원예농협 관계자는 “최근 기온이 영상 20도 까지 웃돌다가 영하5도로 급격히 떨어지는 이상기온 현상으로 안성 관내 농가들의 절반 이상이 냉해 피해를 입었다고 접수됐다”며 “조합 차원에서 냉해 피해 방지제 확대, 이번 피해로 꽃가루가 곱절로 더 들어가니 꽃가루 지원율을 높이고 이외에도 안성시와 함께 피해 농가에 대한 대책 마련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주지역에서 배를 재배하는 한 과수농가는 “지난해에 대비해 70% 정도 밖에 수정이 안 됐다”며 “배봉지를 씌우고 나면 정확하게 피해정도가 나오고 농작물재해보험에 의한 산정이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어 “열풍방상팬이 일정하게 효과를 보고 있지만 대부분의 농가까지는 고가로 인해 아직 설치가 된 상태가 아니”라며 “지자체에서 예산을 확보해 농가에 보급을 늘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성규 천안배원예농협 조합장도 “최근 천안지역도 냉해를 입은 농가들이 있어 지속해서 보험 및 피해신고를 받고 있는 중”이라며 “냉해를 입으면 인공수분을 최대한 늘려야하므로 꽃가루 지원이 많이 필요한데, 조합 차원에서 꽃가루 공급을 확대하고 냉해 예방 영양제, 훈증기 등을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 북부인 봉화지역도 지난 14~15일까지 한파특보가 내렸을 정도로 사과, 복숭아, 자두 등 과수작물 냉해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대해 대구경북능금농협 관계자는 “냉해피해가 심각하지만 결실량을 얼마만큼 확보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며 “농가에서 피해상황이 아직 파악이 안된 상태이기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