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팜이 열어가는 원예산업의 미래 - 스마트팜 확산사업 현장을 가다
스마트팜이 열어가는 원예산업의 미래 - 스마트팜 확산사업 현장을 가다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5.01.02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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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팜 도입 농가, 평균 40% 노동시간 감소
생산성 평균 15% 향상, 에너지 사용량 30% 절감
이노드 기자재
이노드 기자재

농업 현장이 진화하고 있다. 과거 경험과 직관에 의존하던 농사 방식이 데이터와 첨단기술의 만남으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2024년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 주도한 데이터기반 스마트농업 확산 지원사업은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서 1,319개 농가의 디지털 혁신을 이끌었다.

충남 논산의 딸기 재배 농업인 A씨의 하루는 스마트폰으로 시작된다. ‘팜스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달되는 재배환경 데이터를 확인하는 것이다. (주)팜한농과 (주)지농이 공동 개발한 ‘팜스올'은 온실 내 온도, 습도, CO2 농도는 물론, 작물의 생육 상태까지 정밀하게 분석해준다. “예전에는 새벽부터 온실을 돌아다니며 환경을 체크해야 했어요. 이제는 침대에 누워서도 농장 관리가 가능해졌죠.” 김 씨의 말에서 스마트팜의 장점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특히 팜스올의 인공지능 기반 생육 예측 시스템은 수확량을 15% 이상 증가시키는 데 기여했다.

전남 나주의 드넓은 평야지대에서는 또 다른 혁신이 진행 중이다. (주)새팜이 개발한 농림위성 영상 AI 분석 서비스는 220여 기의 위성을 활용해 벼의 생육상태를 정밀하게 진단한다. 이는 마치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의사가 작물의 건강검진을 하는 것과 같다. 30년 경력의 농업인 B씨는 “논농사의 디지털화는 불가능할 것이라 여겼는데, 위성 영상으로 수백 평의 논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됐다”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실제로 이 기술을 도입한 농가들의 평균 수확량은 전년 대비 8% 증가했으며, 병해충 조기 발견으로 인한 피해 예방 효과도 크다고 평가받는다.

경북 영양에는 매년 고추 해충과의 전쟁을 벌이던 농민을 구원해준 솔루션이 있다. ㈜에이디에서 개발한 해충 방제 서비스는 스마트 모니터링 트랩을 활용해 해충을 판별하고 방제 시기 결정을 보조하는 솔루션이다. 수많은 벌레가 날아드는 밭에서 어떤 해충인지 구별해주고 누적된 데이터를 통해 해충의 증감까지 보여주니 노동력이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1만평의 땅에서 고추를 재배하고 있는 농업인 C씨는 “지금까지 이 넓은 밭을 감으로 판단하고 방제를 하다보니 매년 들쭉날쭉한 생산을 보였다”면서 “올해 처음 썼는데도 예년에 비해 확실히 수확량과 품질이 상승한 것을 보면 진작 솔루션을 도입할걸 그랬다”며 만족한 모습을 보였다. 해충 방제에 드는 노력을 줄여 노동력은 8% 감소했지만, 오히려 생산량과 품질, 소득은 5% 이상 상승했다.
 

그린씨에스 기자재
그린씨에스 기자재

경남 사천의 토마토 온실에는 각종 센서로 무장한 첨단 장비가 작물의 상태를 철저히 점검하고 있다. 뿌리로 대부분의 양분을 흡수하는 작물 특성상 뿌리 영양 상태를 측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기술 중 하나이다. 그린씨에스(주)에서 개발한 근권부 환경 모니터링 및 진단 서비스는 농가들의 고민을 획기적으로 덜어줬다. 1천평의 시설 온실을 운영하고 있는 농업인 D씨는 “일일이 양액을 공급하고 나오는 배액을 모아서 확인하고, 데이터를 분석해서 공급량을 조절하여 시간이 많이 걸렸다”면서 “센서를 통해서 내가 원하는 정보를 제공해주는데다가 시스템과 연동되어 설정까지 간편하게 되니 일석이조”라면서 활짝 웃었다. 정밀한 진단으로 양분공급을 관리해 생산량은 약 5% 증가하고 물, 비료 등에 들어가는 비용은 10% 이상 절감하는 효과를 낳았다.

스마트농업의 핵심은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닌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 영농'이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의 안호근 원장은 “농업 현장에서 수집되는 빅데이터는 미래 농업의 새로운 자산”이라며, “이를 통해 기후변화 대응은 물론, 안정적인 식량 생산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노동력 절감 효과다. 스마트팜 도입 농가의 경우, 평균 40%의 노동시간 감소를 보고했다. 이는 고령화되는 농촌 현실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초기 설비 투자 비용이 높고, 디지털 기기 활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 농업인들의 어려움이 여전히 존재한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은 이를 위해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단계적 기술 도입을 지원하고 있다. 농업기술진흥원 관계자는 “2025년까지 스마트팜 보급 농가를 3,000호까지 확대할 계획”이라며, “농업의 디지털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고 말했다.

데이터와 기술의 융합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농업 혁명은 이제 시작이다. 스마트팜 도입으로 생산성이 평균 15% 향상되고, 에너지 사용량도 30% 절감되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흙과 데이터가 조화를 이루는 스마트농업의 미래가 밝다. 데이터와 기술이 만드는 새로운 농업 혁신은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기술 발전과 보급 확대를 통해 대한민국 농업의 새로운 장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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