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수입업체 수입량 줄여 탈세 의혹 … 전수조사 요청
수입양파가 관세 135%를 물고도 매월 평균 6,000톤씩 수입되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되고 있어 양파 생산농가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국내로 수입된 양파(관세청 HS code:0703.10.1090 기준)는 총 6만1,729톤으로 매월 3,000~6,000톤이 꾸준하게 수입됐다. 4월에는 TRQ물량(관세50%)이 포함된 1만1,429톤이 수입됐으며 10월 들어 TRQ 물량을 제외하고 최대인 9,708톤이 수입됐다.
연 초 수급불안으로 양파가격이 수입 마지노선인 1,200원/kg(관세 135% 적용)을 넘어서며 수입양파의 유통이 가능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6월 이후 국내 양파 가격이 1,000원/kg(상품)대까지 하락하며 수입양파의 마지노선 아래로 떨어졌지만 수입량이 3,000톤대로 떨어졌을 뿐 수입은 그대로 이어졌다. 오히려 9월 양파가격이 1,200원 초반으로 치솟자 10월 수입량은 올해 최대인 9,708톤을 기록하며 하반기 수입양파 시장에 불을 지핀 상태다.
양파 유통 관계자는 “국내산 가격보다 중국산 양파가격이 높더라도 중국산 양파의 수율이 우수하다보니 중국산 양파를 사용하는 업체가 늘어나 중국산 양파 시장이 개척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입노선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업체서는 수익을 포기하더라도 수입을 지속돼 양파도 당근처럼 수입산에 장악되는 사태가 일어날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한 양파생산자단체 관계자는 “수년간 정부의 TRQ로 수입양파가 지속적으로 수입되면서 중국산 양파시장이 형성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5년 전만하더라도 양파는 자급률 100%의 산업이었지만 이제는 수입양파에 점차 무너지고 있는 만큼 정부에서 가격에 따른 땜질식 수입정책이 아닌 수급안정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종합적인 대책을 만들어 낼 시기”라고 전했다.
한편, 한국농산물냉장협회와 한국양파연합회는 최근 국내산 양파가격이 수입 마지노선 아래로 진입하자 수입량파의 중량을 초과해서 수입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수입양파에 대한 전수조사를 공동으로 실시할 것을 요청하고 나섰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양파를 수입하는 업자들이 수입관세 신고서보다 실제로 많은 중량을 수입해 관세를 포탈하고 이윤을 높여 국내산 양파와 경쟁을 붙고 있다고 지적했다.
농산물냉장협회가 제보를 받은 내용에 따르면 검사가 가능한 외각의 양파망은 신고한 양만큼 적재하지만 가운데 속은 이보다 많은 양을 넣어 중량을 속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수입되는 농산물은 전체를 1kg까지 측정해 관세 포탈을 막고 국내산 농산물의 경쟁력을 지킬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배정섭 전남서남부채소농협 조합장은 “수입신고서 작성시 수입가격의 누락과 실제 수입 중량의 차이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철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수입 농산물의 대한 철저한 전수조사와 함께 정확한 신고가 이뤄질 수 있도록 체계 확립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