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속 미래 원예산업
기후위기 속 미래 원예산업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1.05.03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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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성 유지·농자재 투입 최소화 하는 정밀농업 보급해야
농업부산물 등 바이오매스 자원활용 필요

기후변화는 작물의 생산적지를 이동시킴은 물론 각종 신종 병해충 발생과 다양한 종류의 잡초 발생, 토양의 변화 등 농작물 생산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준다. 더욱이 기후변화의 주원인이 되고 있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의 증가와 이상기온 현상은 작물의 생산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초래한다. 아직까지 한반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질 않고 있다고 판단되지만 서서히 농작물의 재배지 이동과 새로운 병해충 및 잡초 발생 등 다양한 각도에서 농업에 큰 영향이 미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농림축산식품부의 ‘한국 기후변화 평가 보고서’를 중심으로 기후변화가 농업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해 살펴본다.

■글 싣는 순서
◇기후변화가 농업에 미치는 영향

1.작물에 미칠 영향과 전망
2.병해충 및 잡초의 발생과 대책
3.온실가스의 발생과 대응

■기고 / 농업분야 온실가스 배출과 탄소중립 추진방향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20년 10월 ‘국제사회와 함께 기후 변화에 적극 대응해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나아가겠다’고 밝혔고, 이에 따라 현재, 정부는 이의 실현방안과 단·중·장기 정책목표를 수립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방침 따라 농업분야도 기후변화 완화를 위한 저탄소농업기술 개발과 온실가스감축활동 확대, 신재생에너지 확산 등 온실가스 배출을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는 대응책을 수립하고 있다.

2050 탄소중립 기준년도의(2017) 국가총배출량은 709백만톤(CO2eq.)이며, 농업부문은 31.8백만톤 정도를 배출하고 있다(3.5%). 이중 농경지와 축산에서 배출되는 비에너지배출은 20.4백만톤(인벤토리보고서), 전기 및 유류를 사용에 따른 에너지배출은 11.4백만톤(농촌경제연구원)정도로 나눠진다. 농업부문 배출을 발생원에 따라 세분화 하면 비에너지 배출은 논토양(6백만톤), 질소비료(5.8백만톤), 장내발효(4.4백만톤), 분뇨처리(4.2백만톤)의 순으로 배출되고 있으며, 배출량 추이는 논토양 메탄배출은 쌀소비가 줄어들며 감소추세 축산배출은 육류소비 증가로 지속적 증가 추세다. 에너지는 전기(8백만톤), 유류(3백만톤) 순으로 배출되고 있고, 전기는 사용 편의성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유류의 사용은 감소하는 추세다.  

농업부문의 온실가스 감축 방법은 논물관리, 양분관리(비료절감), 저메탄사료, 분뇨자원화(퇴비, 액비) 등 비에너지부문 기술과 히트펌프, 다겹보온커튼 등 에너지부분 기술 등이 대표적이다. 단, 이들 기술의 보급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은 농업배출의 최대 10%를 넘기 어려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양분총량제를 통한 축산두수의 제한이나 면세유·면세전기의 폐지를 통한 에너지절감 등이 농업분야 외부로부터 논의되고 있으나, 이들 대책은 농축산물 가격의 급격한 상승 등 다양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이 없다면 국가 정책으로 적용하기엔 무리수가 있어 보인다. 

* [식량안보를 위협하지 않는 수준의 온실가스 감축 : 2020년 5월에 논의된 ‘2050저탄소 발전전략 국가 온실가스 감축 시나리오 산정(안)’에서도 농업부분의 온실가스감축 목표는 최대치로 9%대를 제시]

그렇다면, 농업부문에서 탄소중립은 포기해야만 하는 과제일까?
그렇지 않다. 스마트농업 기술의 진보를 잘 활용하고, 그동안 편의성, 경제성 때문에 추진하지 못했던 농축산 폐기물의 에너지화를 적극 추진할 수만 있다면 농업분야의 탄소중립은 매우 어려운 난제이긴 하지만, 불가능하지도 않다.

우선, 농업분야의 에너지절감을 위해 첫 번째로 고려해야 하는 것은 정밀농업의 적용과 이들 기술의 방향성을 설정하는 것이다. 디지털화된 데이터를 활용하여 생산성은 유지하면서 농자재 및 에너지 투입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밀농업 기술을 보급한다면 농업분야의 에너지효율 수준은 비약적으로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단, 이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기술개발 방향을 기존의 농업생산성, 품질향상 중심에서 투입-매출 밸런스를 고려한 순수익 증가 관점으로 전환시킬 필요가 있다. 즉, 농산물 매출과 농자재, 에너지 등 경영비용이 복합적으로 고려된 시스템의 개발이 필요하다. 생산성-품질 향상 중심에서 순수익 증대를 위한 시스템으로 정밀농업 기술의 방향이 전환 된다면 온실가스저감 효과와 농업인의 소득 증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 산업계의 경우 에너지모니터링시스템(ENMS)을 통해 에너지사용량을 시각화하는 것만으로도 5%이상의 에너지절감효과를 보는 다수의 사례가 있음

둘째로, 그동안 경제성 및 편의성이 낮아 활용되지 못했던 농업부산물과 축산분뇨의 에너지화를 추진해야한다. 신재생에너지 데이터센터(2015)에 따르면 농업분야 바이오매스 자원의 에너지발생 잠재량은 농업부산물이 4,045 천TOE(등유환산: 46억L), 축산분뇨가 1,403 천TOE(등유환산: 16억L)정도가 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생산가능 열량을 단순히 등유기준으로 환산하여 온실가스감축량을 산출하면 11.6백만톤에 상응하는 수준이다. 물론 바이오매스 자원의 특성상 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수집, 운송, 건조, 성형 등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를 전부 활용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불가능하다. 다만, 수집이 비교적 용이한 장소에서(미곡처리장, 분뇨자원화센터, 대규모원예단지 등) 이들 바이오매스 자원을 활용하여 소규모 열병합발전이나, 난방 및 농산물 건조를 위한 열원으로 활용하는 것은 경제성 측면에서 적용 가능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농업부산물, 축산분뇨 등 바이오매스 자원을 활용한 재생에너지 생산은 전세계적으로도 매우 활성화되고 있는 추세이며 농업의 탄소중립에 매우 중요한 키워드임에 분명하다. 더욱이 축산분뇨의 가스화, 펠릿화를 통한 에너지전환은 에너지생산 뿐만 아니라,  분뇨처리 중 발생하는 메탄 및 아산화질소 배출을 상쇄하고, 농경지의 질소원 과잉에 의한 환경부하도 줄일 수 있어 1석3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외부에서 도입 압박이 심한 양분총량제의 근원적인 해결책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농업은 기후변화의 최대 피해자인 동시에 온실가스 배출의 주체이기도 하다. 그리고 농업분야의 탄소중립은 인간이 식량생산을 포기할 수는 없기에 사실상 달성하기 어려운 미션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농자재와 에너지 투입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기초가 마련되고, 농축산 부산물과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면 온실가스감축에 더해 농업의 환경보전 기능을 회복하는데 커다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한다. 
농업인은 온실가스 감축에 노력해야하는 의무를 부여받음과 동시에 피해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요구할 권리도 가지고 있다.

■이길재<농업기술실용화재단 농업환경에너지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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