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잦은 강우 및 폭염 예보 … 농가피해 없도록 농원관리 철저히
최근 기후온난화가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올여름은 평년보다 비가 많을 뿐만 아니라 폭염이 예측되는 등 불안전한 기후가 예고되고 있다. 특히 지난주부터 대부분의 지역 최고온도가 30℃를 웃도는 등 무더위 속에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농가를 긴장시키고 있다.
본격적인 여름철로 접어 들면서 고온다습한 계절이 시작된 가운데 사과, 배 등 주요과일 및 채소류의 병해충을 살펴보면서 농작물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병해충을 조금이라도 줄였으면 한다.
# 탄저병과 부란병
지난해 사과가격이 폭등하면서 ‘애플레이션’이란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영어로 사과를 뜻하는 ‘애플(apple)’과 물가상승을 일컫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쳐진 개념이다. 특히 생산량 감소는 최근 지구 온난화와 이상기후로 사과꽃이 빨리 개화하면서 뒤늦게 찾아온 꽃샘추위에 냉해 피해로 사과 생산량이 줄어들었다.
사과 탄저병은 4~6월 사이의 강수량이 300~400mm 정도로 많은 지역에 다발생하며 과실의 품질에 피해를 주는 병해로 25℃~28℃의 고온 다습한 기상 조건에서 주로 발생한다. 탄저병은 과일에 침입해도 바로 병징을 나타내지 않지만, 침입한 병원균에 의해 병징이 육안으로 확인되면 이미 식물체내로 침투해 확산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또한 잦은 강우로 빗물에 의해 다른 열매에 감염원이 될 수 도 있다.
특히 올해는 봄철 이상기후와 잦은 강우로 인해 탄저병 병원균의 많을 것으로 예측되면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탄저병은 지난해 감염된 잎과 가지 등에서 월동해 이듬해 5월부터 발생하며, 발생 초기에는 열매에 검은색 작은 반점이 나타나며 발생 이후 병이 진행될수록 감염부위 표면이 함몰되고 내부는 갈색으로 변하게 된다.
탄저병의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죽은 가지는 잘라 버리고, 병든 과일은 묻어서 과원의 병원균 밀도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과원 주변에 병원균이 머물 수 있는 아카시나무, 호두나무 등의 기주식물은 제거해야 하며 제거가 어려운 경우에는 기주식물도 같이 방제하는 것이 좋다.
탄저병이 발생하기 전 예방 차원에서 방제약제를 살포해야 한다. 방제 효과를 높이려면 계통이 다른 약제를 교차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강우 시에는 과원 내 배수관리를 신속히해야 하고 통풍이 잘 되도록 하면서 사과 탄저병 적용약제를 시기에 맞게 살포해 준다.
5월부터 6월 하순까지는 병원균이 침투하지 못하게 병 발생 전 철저하게 예방 및 보호처리를 하는 게 방제 성공의 최대 관건이다. 탄저원균을 방제하기 위해 전문 약제를 살포하거나 과점을 튼튼하게 만들어 병원균이 1차적으로 잠복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과점을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5~6월 사이에 칼슘제를 틈틈이 살포하는 것이 중요하며, 작물보호제는 보호살균제와 침투성살균제를 번갈아가며 살포하는 것이 필요하다.
부란병 역시 사과원에 잠복해 있다가 발병 조건이 되면 발생한다. 경북, 경남, 충북 등 사과주산지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다. 부란병은 가지나 줄기에 난 상처가 곰팡이에 감염돼 발생하는 병으로 나무를 고사시키거나 세력을 약화시킨다. 부란병이 발생하면 끈적끈적한 주황색 또는 붉은색 물질이 나오기 때문에 발생 부위를 잘라내고 소독을 하는 것 외엔 뚜렷한 치료법이 없는 실정이다. 부란병은 해마다 봄과 초여름에 흔하게 발생한다. 증상을 보이는 가지를 잘라내거나 나무껍질을 벗겨내야 한다.
또한 나무 좀, 순나방, 겹무늬썩음병과 갈색무늬병의 감염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므로 방제 효과 높은 약제를 살포해야 한다. 기후는 사람이 막을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해 이상기후 및 돌발 병해충에 대비해야 한다.
이와 함께 복숭아농가도 탄저병이 평년보다 일찍 발생하면서 비상이 걸리고 있다. 탄저병에 걸린 복숭아는 어린 열매에 짙은 갈색 반점이 생기고 점차 커가면서 열매 겉면이 함몰된다. 보통 탄저병은 6∼7월 열매 성숙기와 수확기 비가 내린 후 습도가 높은 환경에서 발생했다.
# 과수화상병
10여 년 전 경기와 충청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한 과수화상병은 과수나무의 구제역이라 불리며 한번 감염되면 매몰 처분될 정도로 무서운 병이다. 과수화상병은 경기, 충남북 지역은 물론 강원, 경북, 전북지역까지 발생하며 농가를 긴장시키고 있다. 과수화상병은 감염된 나무나 농작업 도구에 존재하는 세균이나 벌 등 곤충에 의해 전파되며 주로 5~6월에 어린 과실과 가지에서 발생한다.
과수화상병은 2020년 394.4ha가 감염됐을 정도로 확산됐지만 올해는 사과 12.1ha, 배 20ha로 각각 전체 재배면적의 0.04%, 0.2%가 감염됐다. 가장 큰 규모로 발생했던 2020년에도 사과·배 재배면적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특히 과수화상병은 검역병해충으로 지정된 금지 병해충이다. 감염됐을 경우 잎·꽃·가지·줄기·과일 등이 마치 불에 탄 것처럼 붉은 갈색 또는 검정색으로 변하며 마르는 증상을 보이는 병으로 한번 발생하면 바로 폐원해야 한다. 한번 걸린 자리에서 재 발생하기 때문에 방역을 잘해야 한다.
과수화상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 중심의 청결한 과수원 관리와 오염되지 않은 건전한 묘목을 사용해야 한다. 청결한 관리는 오염원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과원 출입 시 손과 발, 장갑, 모자, 작업복 등을 철저히 소독하고, 사용하는 모든 작업도구를 70% 에탄올 또는 락스 4배 희석액에 5분 이상 담가 깨끗이 소독한다. 또한 과수원과 그 주변을 청결히 관리해 화상병균의 잠재적 오염원을 제거하는 것도 중요하다.
과수화상병의 감염을 피하기 위해 감염지역은 1~2회 및 감염지역은 3차례 사전 방제를 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과수화상병균은 주로 줄기나 굵은 가지의 궤양 등 병환부에서 월동하여 이듬 해 봄철 활성·증식돼 삼출액의 형태로 나무 밖으로 유출되거나 나무 내에서 1차 생장을 한다. 1차 전염원이 곤충·빗물 등에 의해 전파되고, 감염된 잎·가지·줄기·열매 등에서 형성된 삼출액은 빗물 등에 튀어 주변의 감수성 조직으로 전파 되는 특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개화 시기는 잠복해 있던 과수화상병이 발병하는 시기로 방제가 가장 중요한 시기로 분류된다. 또한 예찰·방제사업 지침을 개정해 농촌진흥청 식물방제관의 고유 권한이었던 과수화상병 확진 진단 권한을 도농업기술원 식물방제관에도 부여하는 등 빠른 진단과 현장 대응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기존에는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과수원의 감염 나무 비율이 전체의 5% 이상이면 폐원하였으나 5~10% 미만일 때 식물방제관의 판단에 따라 전체 폐원, 부분 폐원, 감염주 제거 가운데 선택할 수 있도록 개정해 기존보다 유연한 대응으로 과수산업을 보호하고 농가의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배, 흑성병
‘검은별무늬병’으로도 불리는 흑성병은 어린잎이나 줄기, 과실 등이 검은색 무늬가 번져나가면서 상품성을 떨어뜨리는 무서운 질병이다. 배나무 병 가운데 가장 심각하게 여겨지는 병으로 꽃이 수정돼 열매가 되는 생육 초기부터 배에 봉지를 씌울 무렵까지 발생해 농가에 큰 피해를 준다. 열매 자루에 병이 들면 열매가 자라면서 병든 부분이 부러지기 쉬워진다. 병든 열매는 표면에 병 흔적이 남아 상품성도 떨어뜨린다.
흑성병균은 전년도 가을에 감염된 꽃눈, 잎눈, 줄기, 낙엽에서 월동한 병원균이 봄에 분생포자 및 자낭포자를 형성하면서 1차 전염원으로 되며, 1차 전염 후에는 주로 잎 뒷면에 형성되는 분생포자가 2차 전염원이 되고 있다.
흑성병에 감염된 후 15-16일의 잠복기를 거쳐 육안으로 관찰 할 수 있는 병징으로 발달하게 된다. 또한 월동병반에서 떨어져 나온 포자는 멀리 날아가지 않으며, 공기에 의한 전염보다는 대부분 빗물에 의한 전염을 일으키므로 배 생육초기에 감염(1차전염)된 병원균은 주로 자체포장에서 감염돼 병이 점차 확산된다. 흑성병 발생은 4월 하순부터 발생되기 시작해 개화기 전후 약 3주간 사이 16~23℃의 온도에서 약 9시간 이상 잎 등에 수분이 존재하는 환경조건에서 발생이 많고, 고온기는 발생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흑성병에 감염되면 병든 낙엽이나 병든 가지는 제거하여 태워야 하며 과다한 비료의 살포는 삼가 한다. 봄에 비가 자주 오면 어린 과실과 새 잎은 반드시 병에 걸리므로 4월초, 중순 개화기전에 전문약제를 반드시 살포하고 5월 상순이후에는 예방적으로 약제를 살포하고 9월 하순이후 꽃눈 속으로의 병원균 침입을 막기위해 예방적으로 2회정도 약제를 살포해야 한다.
이와 함께 꽃매미·미국선녀벌레·갈색날개매미충, 노린재 등 돌발해충으로 농가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 포도, 감, 블루베리, 사과, 배, 복숭아 등에 발생해 가지·잎 등에서 양분을 빨아먹어 작물을 약화시킨다. 또 분비물(감로)로 인한 그을음병 등 피해를 주며, 부화한 약충은 성충이 돼 산란기까지 지속해 작물에 해를 가한다.
# 채소, 벌마늘, 노균병, 흰가루병 등 주의
연초부터 잦은 강우와 높은 기온으로 마늘·양파 등 채소류도 생육이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다. 벌마늘은 일조량 등이 부족하면서 제주, 전남, 경남 등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양파는 노균병을 비롯해 추대와 분구피해를 입고 있다.
또한 딸기, 오이, 토마토, 상추 등에서 주로 발생하는 잿빛곰팡이병은 시설 내의 온도가 낮고 비닐 천장에 이슬이 맺힐 정도의 높은 습도가 계속될 경우, 병 발생이 증가하기 때문에 전염원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