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혹선충 2천여종, 뿌리 직접 가해
연작재배에 따른 토양병해충 피해가 매년 극심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토양의 평균온도가 꾸준히 높아지면서 병해충 밀도 증가가 더욱 활발하다.
게다가 이상기후 현상이 확대됨에 따라 병해충 발생 동향 역시 이전과 조금씩 달라지면서, 이에 대한 예측이나 대비가 더욱 까다로워졌다. 연작재배가 계속되면, 토양 염류집적 피해가 발생한다.
염류집적이란 작물이 흡수하고 남은 비료 성분이 토양에 과도하게 쌓이는 현상이며, 이로인해 땅의 지력이 떨어져 작물의 생육이 저하되고 토양병해충의 밀도가 증가한다. 토양병해충은 과거부터 농작물에 피해를 일으키는 주요 요인으로 인식 돼왔다.
# 토양병해 : 시들음병, 덩굴쪼김병, 흑색썩음균핵병
작물의 집약재배, 염류의 표토 집적 등 연작장해는 시들음병, 덩굴쪼김병, 흑색썩음균핵병 등 토양병해를 유발한다. 이에 따라 작물의 수량감소, 품질저하, 생육저하 등의 피해가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시들음병, 덩굴쪼김병은 난(難 ; 어려울 난)방제 병해인데다 수확기를 앞둔 생육후기에 주로 발생해 농업인들의 시름을 더 깊게 만든다.
시들음병, 덩굴쪼김병은 같은 병원균으로 유발되는 병해로, 감염 작물에 따라 시들음병 또는 덩굴쪼김병으로 나뉘어 불린다. 시들음병, 덩굴쪼김병에 감염되면 식물체의 생육이 억제되며 아랫잎이 시들고 밑으로 처진다. 심한 경우 줄기 내부의 도관이 아래 잎자루까지 암갈색으로 변하기도 한다. 땅가 부위의 줄기에 괴저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며, 진전되면 줄기 둘레가 썩는다. 병든 그루의 과실은 작고 불량해진다.
대파의 흑색썩음균핵병은 지상부에서 하엽의 선단부터 잎이 누렇게 변하고 생육이 저하된다. 아랫잎부터 마르고 아래로 처지면서 뒤틀리고 결국 말라 죽는다. 뿌리는 흰 균사가 나타나며, 진전되면서 검은 균핵이 형성되고 심하면 뿌리 전체가 검게 변해 불에 탄 것처럼 보인다. 양파에서는 인경이나 뿌리에 회백색의 균사가 밀생해 조직이 물러 썩고, 진전되면 인경 전체에 흑색 소립 균핵이 형성돼 더뎅이 증상처럼 나타난다. 후에 인경과 뿌리가 모두 썩는다.
# 토양해충 : 뿌리혹선충, 뿌리썩이선충, 잎선충
토양해충은 보이지 않는 흙 속에서 작물을 가해하기 때문에 작물 상태에 대한 지속적인 예찰과 관심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토양해충인 ‘선충’은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한데 뿌리혹선충, 뿌리썩이선충, 잎선충, 씨스트선충 등이 있다.
선충 중에서도 발생빈도가 매우 높은 뿌리혹선충은 2,000여 종 이상의 작물에 피해를 일으킨다. 현재 국내 시설 재배지에서도 높은 비율로 발생이 보고되고 있으며, 그 피해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뿌리혹선충은 뿌리에 구침을 찌른 뒤 혹을 만들어 이곳을 통해 양분과 수분을 탈취한다. 이는 곧 다시 토양병해를 유발하는 통로가 되기도 해, 토양에 서식하는 각종 병원균이 뿌리 조직을 통해 시들음병, 덩굴쪼김병 등 병해를 유발할 수 있다.
■이도희<(주)경농 CRM실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