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농가는 모르는 수입배추
올여름 기록적인 고온이 지속되자 고랭지 배추생육이 엉망이 됐다. 그나마 생산된 배추도 품질이 떨어져 1망에 10kg를 채우기 버거운 상태다. 여름배추는 연일 불안정한 수급상태를 유지했던 배추는 추석을 앞두고 10kg 한망에 7만원이라는 가격을 찍고 시장을 뒤흔들었다. 정부는 9월 말 브리핑을 통해 중국산 배추를 수입하기로 하고 초도물량 16톤을 언론에 공개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생산되고 있는 여름·가을배추의 조기출하를 위한 시그널로 배추생산 현장에서는 인식했다. 그리고 정부에서 1,100톤을 직접 수입해 공급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연이어 나왔다.
현장에서는 조금 늦은 감이 있었지만 배추가격 안정화를 위해 받아들이는 모양새였다. 다행이도 수입되는 물량이 이전과 다르게 도매시장을 거치지 않고 대형 수요처에 직접 공급되는 구조여서 파장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정부에서 지난주에 발표한 배추 수급대책에는 민간에서 수입하는 배추 3,000톤이 또 있었다.
배추를 생산하는 농민들은 연이은 배추 수입 사실에 뒷통수를 맞은 느낌이라고 한다. 특히 농민에게 배추 수입에 대한 사전언급을 하지 않고 언론을 통해 수입사실을 알려 배추 출하 대응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8일 현재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 일일 500톤의 배추가 출하된다. 평년 300톤 정도 배추가 출하되던 것을 감안하면 출하량이 약 40% 정도 늘어난 셈이다.
2주간 회복된 날씨로 배추의 생육이 좋아지며 배추 출하량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시점에서 수입배추로 인해 가격 폭락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배추 생산농가들은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
정부는 최근 농산물에 대해 선제적 수급관리체계를 구축하겠다면서 현장을 강조했다. 수급이 어려워 국민들의 고통을 분담하기 위한 수입은 어쩔 수 없다고 하나 최소한 현장과 소통을 통해 진통을 완화해야한다. 더 이상의 현장에서 수입 농산물에 대한 농촌의 볼멘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