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 없는 가락시장 주5일제 반대
인력문제 농민에게만 희생 강요 … 대책 세워야 서울시공사 “시범사업 통해 문제점 파악 중요”
가락시장의 ‘주5일제 시범운영’을 두고 출하자의 피해 대책 없이 희생만을 강요한다는 의견이 점차 지배력이 높아지고 있다.
가락시장 시장관리운영위원회 산하 가락시장 개장일 탄력 운영 검토협의체는 지난 16일 서울시 송파구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대회의실에서 1차 회의를 개최했다. 이 협의체는 최근 불거진 산지의 주5일제 시범운영의 반대의견을 논의하기 위해 기존위원회의 구성(11명)원에서 산지 출하자(7명)와 구매자(1명)을 추가해 구성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시범사업 2차례(11월, 12월) 추진을 두고 성과와 문제점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가락시장의 인력 문제에 대해 공감대는 이뤘지만 생산자 측에서 휴일에 따른 피해가 발생하는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대책도 없어 생산자에게만 희생을 강요한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강도수 농협품목별전국협의회 회장(월항농협 조합장)은 “가락시장의 주5일제 도입에 따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 정가수의매매 활성화 대책을 내놓았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한 상황에서 휴일을 연장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면서 “농민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정책은 수용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연호 상주원예영농조합법인 대표이사는 “아무런 대책 없이 시작된 가락시장 5주 일제 시범사업으로 피해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피해대책은 전무하다”면서 “공사가 제시한 11월 12월 데이터는 당시 대부분의 농산물 가격이 높았기 때문에 상황관계를 적용시키기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휴일이 필요한 중도매인이나 하역노조 등에서는 필요에 따라 돌아가면서 자율적으로 쉬면되는 일을 다 같이 쉬자는 것은 농민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행태”라면서 “적절한 대책 없이 휴일을 강요한다면 법적인 조치까지 생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광형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우리나라의 공영도매시장의 현실을 감안하면 휴업일에 따른 출하자의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시범사업을 이어가는 것도 문제”라면서 “최소한 휴업일을 늘리려면 정가수의매매를 확대하거나 다른 판로 대책이 내놔야 휴일의 명분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이준연 대관령원예농협 조합장은 “가락시장에는 도매시장법인이나 중도매인 수가 많은데 한 번에 쉬면 품목에 따라 가격이나 품위에 문제가 발생하는 만큼 휴일이 필요한 인력이 순차적으로 돌면서 쉬면 될 문제를 강제로 휴장을 한다는 것은 농민의 희생만을 강요한 것”이라며 “공영도매시장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농민과 소비자를 위한 사명감을 갖고 농업에 대한 인식을 개선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장식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유통물류혁신 단장은 “가락시장의 인력 문제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있는 상황에서 시범사업을 통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후속회의에서 시범 휴업일의 요일을 변경해보고 휴일 판로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는 등의 점진적 논의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